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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끝에서 만난 이야기 - 루이스 세풀베다 산문집, 열린책들

줌으로 루이스 세풀베다 전작 읽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루이스 세풀베다의 산문집 <길 끝에서 만난 이야기>로 토론을 했습니다. 전작 읽기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루이스 세풀베다는 굉장히 유명하신 분이시더군요.  <연애 소설 읽는 노인>은 제가 처음으로 읽었던 저자의 작품입니다. 연애소설인 줄 알고 읽었던 소설은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환경, 자본주의 등 생각할 거리를 가득 안겨 주는 책이었습니다. 
 
 <길 끝에서 만난 이야기>는 산문집이라서 가볍게 휘리릭 읽을 줄 알았습니다. 생각보다 무거운 이야기와 제가 알지 못했던 칠레의 비극적인 역사가 책장이 넘어가는 속도를 늦추었습니다.  

루이스 세풀베다 
1949년 칠레에서 태어났다.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고 피노체트의 독재 정권에 맞섰던 그는 당시 많은 칠레 지식인들이 그러했듯 오직 목숨을 잃지 않기 위해 망명해야 했다. 그 후 수년 동안 라틴 아메리카 전역을 여행하며 글을 쓰고 환경 운동을 펼치다가 1980년 독일로 이주했으며, 파리를 거쳐 1997년 스페인 북부 아스투리아스 지방의 히혼에 정착했다. 현재 작가이자 출판인으로 활동하며 해마다 <이베로아메리카 도서 살롱>이란 이름의 문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정치적 탄압으로 사라진 실종자들과 그 가족들의 아픔을 다룬 영화 <어디에도 없다>를 기획하여 직접 각본을 쓰고 감독하기도 했다. 

<길 끝에서 만난 이야기>는 세풀베다가 라틴 아메리카와 유럽 각지를 누비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특별한 여행기이다. 가난으로 꿈을 잃은 아이들, 독재의 억압에 삶을 누릴 권리를 박탈당한 사람들의 가슴 아픈 사연부터 허세로 가득 찬 지식인들과 자연을 파괴하는 자본의 손길에 대한 신랄한 비판까지 그의 이야기는 삶의 다야한 모습을 넘나들며 펼쳐진다. 특유의 유머로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게 하는 글은 우리가 가슴 깊이 간직한 뜨거운 열정, 세상을 대하는 따뜻한 시선을 되살려 낸다. <연애 소설 읽는 노의>의 실제 주인공 노인과 인디언 부족을 만나 집필을 시작하는 과정, <우리였던 그림자>에 등장하는 아란시비아 형제와의 인연 등 그의 작품의 모티브가 된 에피소드들은 그의 문학을 이루어 온 이야기의 뿌리를 짐작하게 해 준다. 

-작가 소개란-

 

<길 끝에서 만난 이야기>는 25개의 개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차례에서 눈길이 가는 제목을 골라 먼저 읽어도 괜찮습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는 잠시 쉬었다가 다시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죠? 

길 끝에서 만난 이야기 차례 

 <라르센 B 빙붕>편을 소개하겠습니다.

 

저자는 친구 빅토르가 조정하는  작은 비행기를 타고 아메리카 대륙의 남단인 티에라 델 푸에고의 바다 위를 비행하였습니다. 빅토르는 저자에게 여러 차례 "절대 여기로 관객들을 데리고 오진 말게."라는 말을 합니다. 관광객들로 인하여 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라르센 B 빙붕이 남극 대륙으로부터 떨어져 나가면서 1만 2천 5백 제곱킬로미터나 되는 거대한 빙산으로 둔갑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사실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도 큰 위험 요인 것은 분명하지만, 환경에 대한 아무런 고려 없이 무작정 추친되고 있는 에너지 개발 계획이 훨씬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이라는 멋진게 보이는 말에 묶여 더해진 관광사업은 자연의 원래 모습을 잃게 만들고 있습니다. 빅토르는 "이제 머지 않아 페리토 모레노 주변에 찾아온 관광객들은 이런 표지판을 보게 될 걸세. '여기는 오래전 빙하가 있던 곳이다.'" 평소에 보지 못한 풍경을 보기 위해서 탄소 발자국을 늘리는 행위에 대해서 뒤돌아 보게 만듭니다. 빙하도, 남극도, 배와 비행기로는 접근이 어려운 그런 곳에 가지 말고 사진으로 만족하면 안 될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거룩한 강도>편에서는 씁쓸한 웃음을 지을 수 있습니다. 저자는 콜롬비아의 아름다운 도시 카르타헤나 데 인디아스에 있었습니다. 현금 인출기에서 돈을 뽑으려고 하니 <고객님은 가톨릭교회에 헌금을 하고자 합니다. 다음 중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a) 1천 페소 b) 5천 페소 c) 1만 페소 d) 0페소라는 문구를 보게 됩니다. 저자는 0페소를 선택했지만 <고객님의 소중한 10만 페소를 헌 급해 주신 데 대해 저희 가톨릭교회는 깊이 감사드립니다. 고객님을 위해 기도드리겠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찾으려는 돈 40만 페소에서 10페소를 뺀 30만 패소를 받게 됩니다. 

 

정말 제목처럼 거룩한 강도입니다. 선택이 주어진듯 했지만 결국은 거룩한 강도가 원하는 대로 결과가 나와버렸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곳곳에 거룩한 강도가 살고 있지 않을까요? 

 

아름다움은 앎에서 출발한다고 합니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재미가 없었는데, 칠레의 역사에 대해서 찾아보니 처음보다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역시 알아야 이해를 하게 되네요. <길 끝에서 만난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루이스 세풀베다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됩니다. 칠레의 역사도 알아가고, 저자에 대해서 알아갈 수 있는 책이네요. 

 

길 끝에서 만난 이야기, 상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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