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도둑과 도둑맞은 시간을 인간에게 찾아주는 소녀 모모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미하엘 엔데의 <모모>를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다. 최근에 아는 언니가 초1 아들에게 읽어 주었는데, 재미있게 읽었다며 미하엘 엔데의 동화,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을 내게 추천했다.
미하엘 엔데는 1929년 독일 남부 가르키슈 파르텐키르헨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에트갈 엔데는 초현실주의 화가였으며 어머니 루이제 바를톨로메 역시 화가였다.
1960년 첫 작품 <짐 크노프와 기관사 루카스>를 발표한 이래로, 판타지 문학의 고전이라 할 <모모>와 <끝없는 이야기>를 내놓음으로써 20세기 후반의 독일 청소녀 문학을 풍요롭게 했다. 평생을 연극배우, 연극 평론가, 연극 기획자, 작가로서 치열하게 살다가 1995년 6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진드라 차페크는 1953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태어나 스위스 취리히와 프라이부르크에서 그림을 공부했다. 1997년부터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으며, 2000년 IBBY Honour List 일러스트레이터 부분에 올라가는 영예를 얻었다. 오스카 와일드의 <별아이>와 러시아 전래동화 <불새>에도 그림을 그렸으며, 지금은 프라하에 살고 있다.
-작가 소개란
저자의 책은 읽으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초현실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초현실주의 화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을 거라는 추측을 해본다. 이 책의 삽화는 사실적이다 못해 몇몇 그림은 무섭게 느껴진다. 그림만 보고는 아이들이 읽어도 될까라는 생각을 했다. (아이들에게 늘 동화같은 세상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야기는 "렝켄은 말할 나위 없이 착한 아이입니다. 엄마, 아빠가 다정하게 대해 주고, 렝켄이 원하는 걸 들어 준기만 한다면 말입니다."로 시작된다. 렝켄은 자신의 말을 들어주 않는 부모님에게 불만이 가득하다. 우연히 경찰관에게 마법 요정 프란치스카 라게차익헨의 주소를 받는다. 프라치스카 프라게차익헨 요정은 부모님이 말을 들어주 않을 때마다 원래의 키에서 반으로 줄어드는 마법의 각설탕 두 개를 렝켄에게 준다. 요정은 가격을 물어보는 렝켄에게 "공짜야. 처음으로 상담하러 온 사람에게 언제나 무료지. 그렇지만 두 번째부터는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단다."라고 대답을 한다.
렝켄은 각설탕 두개를 부모님이 마실 차에 넣는다. 렝켄의 부모님은 렝켄의 말에 반대할 때마다 키가 반으로 줄어들었고, 상황을 파악한 엄마, 아빠는 렝켄이 하는 말을 듣기 시작했다. 예기치 못한 사건과 혼자 남겨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렝켄이 한 결정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렝켄은 다시 요정을 찾아간다. 과연 부모님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키가 작아진 엄마, 아빠를 골탕먹이는 장면을 보고 솔직히 마음이 불편했다. 렝켄처럼 어린 시절을 지나서 엄마가 되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분명히 나 역시 어릴 적에는 나의 의견에 반대를 많이 한 부모님한테 반발심이 컸고, 못된 상상을 자주 했었다. 그 당시의 기억이 희미해져서 인지 이 책을 읽는 내내 렝켄이 너무 한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항기가 가득한 어린 시절의 내가 읽었다면 렝켄의 편에 섰을 것이다.
같은 책도 겪는 경험에 따라서 느끼는 점이 이토록 다르다. 이점이 내가 생각하는 책의 매력이다.
결국,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반대를 하는 나의 모습이 겹쳐졌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의 모든 말에 찬성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본문에서 처럼 "렝켄은 부모님의 말씀을, 부모님은 렝켄의 말을 무턱대고 반대하지 않고 꼭 필요할 때만 그렇게 했습니다."를 할 생각이다. 순간의 편안함, 내가 더 나이가 많고, 오래살았다는 권위로 아이를 누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만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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