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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 요시노 겐자부로, 양철북, 2012

요시노 겐자부로
 
20세기 일본을 대표하는 지식인이자 편집인이다. 1945년부터 1965년까지 잡지 <세계>의 초대 편집장을 지내며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 담론을 이끌었다. 당시 일본 편집인들로부터 최고의 편집인으로 존경받았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그의 대표작으로, 중일 전쟁이 발발한 1937년에 출판되었다. 유럽에서는 파시즘이 여러 나라를 위협하고 제2차 세계대전의 검은 구름이 온 세계를 뒤덮던 때였다. 일본에서는 군국주의가 확산되면서 언론과 출판의 자유가 크게 제약을 받았고 무솔리니와 히틀러를 영웅으로 떠받드는 청소년 책들이 활개를 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서 요시노 겐자부로를 비롯한 지식인들은 인본주의 정신을 지켜 내고자 했고, 청소년들만이라도 나쁜 시대의 영향을 받지 않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책은 이러한 간절한 희망의 산물이다. 태평양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금서가 되기도 했으나, 8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청소년 인생론의 고전'으로 사랑받고 있다. 자본이 인간성을 제압하는 이 시대에 더욱 절실한 삶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요시노 겐자부로는 1899년에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대학 문학부 철학과를 졸업했다. 저서로 <동시대의 일-베트남 전쟁을 잊지 마라>, <직업으로서의 편집자>, <평화의 의지>, <전후의 결별>들이 있다. 1981년 작고했다. -작가 소개 <그대들, 어떻게 살 건인가>-


인상 깊은 구절
 
1. 그런데 나를 중심으로 사물을 생각하고 판단하려는 성질은 어른이 되어서도 남아 있단다. 네가 어른이 되면 알겠지만 자기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난 사람은 이 넓은 세상에서도 아주 드물단다. 더구나 이해득실이 맞물린 상황에서는 내 입장을 떠나 진실을 있는 그대로 판단하고 받아들이기가 무척 어려워. 그런 상황에서 코페르니쿠스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위대하다고 존경받아 마땅하지. 하지만 현실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입장에서만 빠져 눈에 보이는 진실을 외면하고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바라보려고 한단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믿음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때 인류는 우주의 진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어. 그와 마찬가지로 내 입장만 생각해서 사물을 판단하다면 세상의 참된 진실과는 끝내 마주할 수 없단다.(p.25-26)
 
2.  사람이 사람에게 좋은 감정으로 친절을 베풀고, 그것을 기쁨으로 삼는 것처럼 아름다운 관계는 이 세상에 없단다. 나는 그것이 진정으로 사람다운 인간관계라고 믿는단다. 고페르, 너도 그렇게 생각하리라고 믿는다.(p.89)
 
3. 영웅으로 또는 위인으로 일컬어지는 사람들 가운데 진정으로 존경받아 마땅한 사람은 인류가 진보하는 데 도움이 된 살마들뿐이다. 그리고 그들이 남긴 업적 가운데서 가치 있는 업적을 꼽는다면 인류의 진보라는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은 일뿐이다. 앞으로 더 많은 책을 읽다 보면 위인으로 일컬어지는 사람들 가운데는 나폴레옹과 전혀 다른 길을 걸어간 사람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거야.(p.169)
 
4. 하지만 그렇게 후회해서 중요한 것을 알게 된다면 그 경험은 절대로 나쁜 게 아니야. 그런 일을 겪으면서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들어 가는 거란다. 너도 그만큼 훌륭한 인간이 되는 거고, 그러니까 무슨 일을 하더라도 너 자신에게 실망해서는 안 돼. 네가 실수를 이겨 내고 다시 일어선다면 누군가는 그 노력과 마음을 알아줄 거야. 사람들이 몰라주더라도 하느님은 분명히 보고 계실 거야. (p.215-216)
 
5. 우리에게는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있어. 그래서 때로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해. 하지만 우리에게는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있어. 그래서 우리는 실수했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거야.(p.223) 
 
6. 나는 온 세계 사람들이 서로 친한 친구처럼 사이좋게 지내는 그런 세상이 오면 좋겠어요. 인류는 지금껏 발전해 왔으므로 머지않아 틀림없이 그런 세상이 올 거라고 믿어요. 내가 그런 세상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p.260)


줄거리 및 나의 생각 주머니 
 
중학교 2학년 혼다 준이치는 '코페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교외에 있는 작은 집으로 이사를 했다. 외삼촌은 가끔 코페르를 찾아왔다. 도쿄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사람은 물의 분자랑 비슷해'라는 말을 외삼촌에게 한다. 외삼촌은 타인의 존재를 의식하는 준이치를 보며 '코페르니쿠스처럼 내가 살아가는 지구를 드넓은 우주 속 천체의 하나로 바라볼 것인가, 아니면 내가 살아가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믿을 것인가'라고 말한다. 이날 이후로 준이치는 '코페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코페르에게는 부유한 가정출신인 미즈타니, 아버지가 군인인 키는 작지만 당당한 기타미, 두부집을 운영하는 부모님을 돕는 가난하지만 마음이 따스한 우라가와가 있다. 코페르는 사는 환경이 다른 우라가와를 통해서 외삼촌과 가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노동을 제공하지 않고 소비만 하는 코페르, 유부를 튀기면 세상에 기여하는 생산자 역할을 하는 우라가와. 코페르는 세상에는 부의 격차가 존재하지만, 남보다 더 갖고 있다고 해서 자만을 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생산자가 없다면 세상은 소비도 할 수 없다.
 
어느 날 키타미는 선배들이 후배들의 기강을 잡을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그 후배에 속해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미즈타니, 코페르, 우라가와는 키타미가 어려움에 빠지면 도와주겠다고 맹세를 한다. 눈싸움을 하던 중 그런 일이 발생하고, 코페르는 두려움에 다른 친구들처럼 키타미의 편이 되어주지 못한다. 죄책감과 추운 날씨로 인해 코페르는 아파서 학교에 빠진다. 엄마와 외삼촌은 친구들에게 사과를 하고, 사과를 받아주는 것은 친구들의 몫이라고 조언을 해준다. 코페르는 용기를 내어 편지를 쓰고, 친구들은 사과를 받아준다. 
 
청소년기가 아니더라도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갈등은 발생한다. 누군가는 스스로 헤쳐나갈 현명함을 갖추고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조언을 통해서 방법을 구한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시간을 뛰어넘어 청소년이라면 느낄 고민과 감정을 다루고 있다. 
 
코페르가 이야기한 것처럼 '온 세계 사람들이 서로 친한 친구처럼 사이좋게 지내는 그런 세상'을 기대해 본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양철북, 요시노 겐자부로 저/김욱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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