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부자와 가난한 자를 떠나서 동일하게 주어지는 것이 있다. 바로 시간이다. 하루 24시간을 늘릴 수도 줄일 수 도 없다. 똑같이 주어질 뿐이다. 똑같이 주어지는데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고, 누군가는 시간이 남는다고 한다. 절대적인 시간은 그 시간을 사용하는 자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에게도 하루 24시간이 주어진다.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빠르다고 여겨진다. 나에게만 시간이 속도를 달리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체감하는 빠른 시간의 속도는 나에게 하루를 어떻게 잘 보낼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집중하게 한다.
<죽음의 수용소>의 저자인 빅터 프랭크는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삶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창조하거나 어떤 일을 함으로써,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남으로써,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기로 결정함에 있다고 한다.
유시민 작가는 누구인가?
스스로를 ‘지식 소매상’이라고 칭하는 작가.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나 경제학보다는 역사학, 철학, 문학에 관심이 더 많았다. 한때 정치와 행정에 몸담았다가 2013년부터 전업작가로 복귀했다.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썰전〉, 〈방구석 1열〉 등 시사 비평이나 지식 콘텐츠를 담은 방송 프로그램에 종종 출연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책을 썼고, 그중 다수가 베스트셀러가 됐다. <알라딘 작가 소개>
<어떻게 살 것인가>의 저자는 정치인에서 자유인으로 돌아와서 누구의 삶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녹아 있는 삶을 읽노라면 저자가 추구하는 길이 얼마나 인간적인가를 느낄 수 있다.
“우리는 각자 정체성이 다른 자아들이다. 누구도 타인에게 삶이 어떤 의미를 가져야 한다고 대신 결정해줄 수 없다. 삶의 의미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중요한 건 나름의 답을 가지고 사는 것이다.”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가지며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지 의심스럽다. 나 역시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막막해 방황을 한적이 있다. 누구에게나 멋져 보이는 타인의 삶의 의미를 내 삶으로 끌어들이려고 애썼다. 각자의 답이 있는데도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답이 모든 것에 꼭 들어맞는 답이라고 여겼다. 그 안에 나를 우겨넣었다. 한참 동안 꼬깃꼬깃해진 나 자신을 힘껏 눌러 펼치는 시간을 지나야 했다.
우리는 “이 방식의 삶이 망한다는 건, 다른 방식의 삶이 시작된다는 뜻일지도 몰라요. 다른 세상의 문이 열리는 거예요.”(편의점 가는 기분)라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저자는 “세상과 민중에 대한 추상적 사랑보다는 눈을 마주치고 손을 잡고 껴안는 실체적인 사랑을 더 많이 배우고 싶다.”라고 한다. 남들이 다 아는 이야기보다 진솔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작가의 글이 더 읽기에 맛나다. 온기가 느껴지는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는 순간 속에서 나 역시 살아있음이 더 크게 느껴진다.
“마지막 장면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스토리가 크게 달라진다. 어떤 죽음을 준비하느냐에 따라 삶의 내용과 의미, 품격이 달라진다. 남아 있는 삶의 시간이 길수록 죽음에 대한 생각은 더 가치가 있다. 아직 젊은 사람일수록 더 깊이 있게 죽음의 의미를 사유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태어남은 준비를 할 수 없지만 죽음은 준비할 수 있다. 죽음을 준비하다 보면 현재의 나에 대해서 집중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가는 나에 따라서 맞이하는 죽음이 달라지는 것이 아닐까?
이 세상을 혼자서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많은 문제들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발생한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문제가 더 악화되는 상황을 겪기도 한다. 저자는 “세상에 대해서, 타인에 대해서,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그리고 내 자신에 대해서도 일정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어린 나는 거리감의 중요성을 몰랐다. 한 사람을 알게 되면 나에 대해서 상대방에 대해서 빈틈없이 알게 되기를 원했다. 모든 것을 안다는 것이 서로를 나를 얼마나 숨 막히게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그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 거리감은 관계를 멀게 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객관화는 겪고 있는 문제를 좀 더 효율적으로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가 너무 가까이 있어서 생기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저자의 이야기는 우리의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 우리가 하는 고민과 생각들이 저자의 멋진 글로 다시 만나 볼 수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서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이 마련되면 좋겠다. 같은 질문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다 보면 각자의 답이 더 영글 수 있지 않을까?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이탄의 도구들 - 팀 페리스, 토네이도, 2019 (3) | 2022.03.05 |
---|---|
변방을 찾아서, 신영복, 돌베개 (0) | 2022.03.04 |
무서운 그림 <아름다운 명화의 섬뜩한 뒷이야기> ,나카노 교코, 세미콜론 (0) | 2022.03.03 |
이오덕의 글쓰기-이오덕, 양철북 (0) | 2022.02.28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옥중서간, 돌베게, 1998 (0) | 2022.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