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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밤을 위한 드라마 사용법 – 김민정, 작가, 2020

‘읽어보시면, 재미있을 거예요.’라는 말과 함께 읽게 된 <당신의 밤을 위한 드라마 사용법>. 저자도, 책 제목도 아닌 책을 건네주는 이의 ‘재미’라는 단어에 꽂혔다.

작가소개-김민정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문학창작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 사람이 한 권의 책’이라는 생각으로 문학과 문화를 분주히 오가며 나만의 장르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 인문교양서 <당신의 삶은 어떤 드라마인가요>, 소설집 <홍보용 소설>, ‘이 사람 시리즈’<한현민의 블랙 스웨그> 등이 있으며 현재 중앙대에서 스토리텔링콘텐츠 강의를 하고 있다. 세상에 있는 모든 이야기, 특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살아가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당신의 배려 덕분에 우리가 향유하는 삶과 예술의 지평이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고 굳게 믿는다.



이 책에는 국내 및 해외 드라마 20편이 등장한다. 5편씩 <1. 드라마로 읽는 일상의 미학>, <2. 영혼을 보듬는 드라마 한 편>, <3. 삶과 예술 사이에서 드라마의 길>, <4. 드라마로 세상 낯설게 보기> 구성되어 있다.

"<당신의 밤을 위한 드라마 사용법>은 어떤 때는 인생의 조언을 듣는 마음가짐으로, 어떤 때는 위로와 격려가 필요하다는 절실함으로, 어떤 때는 다시 시작하겠다는 결실을 굳건히 하기 위해, 마치 한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듯 한 편의 드라마를 꼼꼼히 살펴보면서 나의 생각을 기록했다."(p.10)

저자의 예고편에 실린 글이 좋다.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글을 통해서 자신에 대해서 궁금해하고 자신을 알아가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네가 죽인 사람들이 생각날 때가 있어?”를 제목으로 소개된 <워킹데드(The Walking Dead)>(미국 AMC). 저자는 ‘워킹데드’를 ‘좀비 대 인간’이 아닌 ‘인간 대 인간’으로 바라본다. "삶과 죽음의 경계는 생명의 유무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인간답게’ 사느냐이다."(p.20) 내가 생각하는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가끔 손해를 보더라도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다.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결국은 혼자가 아닌 함께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함께 하는 것이 삶이어서 인지 드라마에는 ‘로맨스’가 늘 등장하기 마련이다. 재별과 가난한 여주인공, 부자도 그냥 부자가 아닌 말이 현실이 되는 남자 주인공이 등장한다. 현실보다는 꿈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에서 현실로 돌아오면 주인공들의 행복한 결말은 주인공을 축하해주는 여운보다는 씁쓸함이 가득하다.

<동백꽃 필 무렵>은 “소수의 영웅이 세상을 지키는 이야기가 아니라 소소한 영웅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 한 마디로 <동백꽃 필 무렵>은 소소하고 시시한 일상,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은 평범한 나와 우리의 삶을 향한 따뜻한 찬사였다.”(p.23)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너의 삶도 행복한 이야기로 가득해. “라고 말해주는 드라마다.

<당신의 밤을 위한 드라마 사용법>에서 저자의 생각을 읽고 있노라면 당장 노트북을 켜서 소개된 드라마를 보고 싶은 충동이 인다. 어쩜 맛깔나게 드라마를 소개하고 맛깔나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지. 책을 읽으면서 저자처럼 한 편의 드라마를 나 역시 통과한다.

저자가 드라마를 보면서 품은 생각을 나역시 저자의 하나의 글이 끝나면 책의 여백에 끼적였다. 나만의 드라마 사용법을 말이다. 저자가 적은 것에 비해서는 한 없이 어설프고, 서툰 나의 생각들이지만 적고 나니 이 책을 나름대로 의미 있게 읽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드라마와 생각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흥미 있게 읽을 수 있다. 드라마를 보면서 저자를 멈추게 했던 많은 대사와 장면은 읽는 이도 멈추게 한다. 책은 얇지만 저자도 고민한 것들에 대해 정해지지 않은 자신만의 답을 찾으려면 좀 걸린다. 각자의 <나만의 밤을 위한 000 사용법>을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

당신의 밤을 위한 드라마 사용법, 작가,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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